누구나 사소한 기쁨을 느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꽃이나 열매에서 나는 아주 특별한 향기를 맡는다든가, 눈을 감고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것이라든가,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 경험 같은 것 말이다. 어떤 노랫말을 흥얼거리거나 휘파람을 부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일들과 그로 인해 얻은 작은 기쁨들을 하나하나 꿰어 우리의 삶을 엮어 나간다.
시간이 부족하다며 늘 전전긍긍하고, 재미 있는 일이 없다며 항상 따분해하는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날마다 벌어지는 사소한 기쁨들을 가능한 한 많이 경험하고, 거창하고 짜릿한 쾌락은 휴가를 즐길 때나 특별한 시간을 보낼 때 조금씩 맛보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지친 몸을 추스르고,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거창한 쾌락이 아니라 사소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 지음 , “삶을 견디는 기쁨” pp.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