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월/24

나귀의 착각

흔히 ‘나귀의 착각’이라고도 하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나귀가 예수님을 등에 태우고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많은 사람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수많은 사람이 환호성을 질렀다. 나귀의 입장에서는 ‘와, 나를 향해 손을 흔드네! 내가 이렇게 환영을 받네! 내가 높임을 받는구나!’ 하고 우쭐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내가 다른 나귀들에 비해서 다리에 힘이 좋고 튼튼하고 잘생겼나봐!”하고 착각했다는 것이다.

혹 우리의 모습이 나귀와 같지 않은가? 뭔가 잘 되는 일이 있거나, 성공하는 일, 혹은 높임을 받는 일이 있으면 그에 대한 근거를 자신에게서 찾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맞아, 그래도 내가 이런 부분에서는 괜찮지, 내가 좀 잘하지, 좋지.”

사실 나귀가 많은 사람에게 환호받았던 것은 예수님을 태웠다는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 많은 사람 앞에서 나귀가 쓰임받은 것은 단지 예수님께서 “주가 쓰시겠다”고 하신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찬송받은 대상은 나귀가 아니었다.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이 옷을 깔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영했던 주인공은 나귀가 아니라 예수님이었다. 나귀의 어떠함이 아니라 전적으로 예수님 때문이었는데, 나귀가 착각을 했던 것이다. 나귀 자체의 가치보다, 누가 나귀에 탔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졌던 것이다. 마치 우리 안에 계시는 예수님 덕분에 우리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최상훈, “하나님의 DNA” pp. 248-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