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을 이기려면 상대를 도로 해치거나 상대가 잘못되기를 바라지 말고, 선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만 악을 이길 수 있다. 여기 선으로 악을 이기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 상대를 위해 기도하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라”라는 말은 많은 의미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상대를 위해 기도하라는 그에게 복을 주시기를 하나님께 구하라는 뜻이다. 상대를 위해 기도하면서 그에게 계속 분노하기는 어렵다. 또 우월감 없이는 분노를 유지하기 힘든데, 상대를 위해 기도하면 우월감을 품기 힘들다. 기도할 때 당신 또한 용서받은 죄인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기 때문이다. 상대를 위해 기도하면 우월감이 무너져 내리면서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겨난다.
- 상대를 용서하라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 원수를 갚지 말고 … 선으로 악을 이기라.” 보다시피 용서의 본령은 복수를 꾀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가해자에게 그의 잘못을 말한다. 여기까지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목적은 내게 상처를 입힌 만큼 나 역시 상대에게 상처를 입혀 앙갚음하려는 게 아니라, ‘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잘못을 지적하는 목적은 상대와 다른 피해자들과 하나님을 위해서지, 복수를 위해서가 아니다. 잘못을 지적하되 복수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용서다. 이는 당신이 둘 사이의 개인적 빚을 탕감했다는 뜻이다. 잘못을 지적할 수 있고 필요하면 상대를 고소할 수도 있겠지만, 복수의 의미로는 아니다.
- 상대를 피하지 말라
18절에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복하라”라고 했다. “그 사람을 용서했지만 앞으로 그와 상관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것도 사실은 일종의 복수다. 상대가 적의를 버리지 않아 관계가 회복될 수 없는 경우일지라도, 당신이 그 적의에 일조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친절하고 유익하고 정중하게 행하라. 늘 관계를 추구하라.
- 상대가 허락하는 만큼 그에게 필요한 것을 주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기회가 있거든 가해자의 필요를 채워 주라는 뜻이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깊은 분별이 필요하다. 누차 말했듯이 가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잘못의 지적일 수 있다. 계속 죄짓기 쉬운 요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결코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려워서 잘못을 지적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분에 못 이겨 너무 신나게 지적한다면 이 또한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당신을 확대할 수 있도록 상대를 도와준다면 당신은 그의 변화를 원할 만큼 그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 겸손히 행하라
16절에 따르면 이 모두를 실천할 때 교만하거나 잘난 체해서는 안 된다. 도덕적 고지를 점하고 자신의 우월함을 보이려고 베푸는 ‘용서’도 있다. 여기에 따옴표를 붙인 것은 그것이 아예 용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용서란 순전히 은혜로 구원받은 죄인이 다른 죄인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잘못을 지적하는 목적이 상대와 진실과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 때문에 가해자가 더 악화될 것이다. 반대로 당신이 겸손관 사랑으로 상대를 용서하면, 비록 그가 당신이 지적하는 말은 싫어할지라도 자신을 향한 당신의 애정을 볼 것이다. 그러면 당신이 실제로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팀 겔러, “용서를 배우다” pp.288-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