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지 말라

 

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

 

오 가슴이여, 그대 스스로를 위로하라.

그리움을 견디기 어려워도

어머니처럼 부드럽게 너를 감싸 줄

밤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리니.

 

쉴 새 없이 혜매던 방랑객에게

그것은 침대요, 관이 되리라.

낯선 손길이 마련해 준

그 안에서 그대는 마침내 쉬게 되리니.

 

흥분한 가슴이여 잊지 말라.

그 어떤 기쁨도 진정으로 사랑하라.

영원한 안식을 취하기 전에

아픈 통증까지도 사랑하라.

 

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

 

헤르만 헤세 지음, “삶을 견디는 기쁨” pp.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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