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루이스의 짤막한 글 “용서에 관하여”를 보면 그가 그리스도인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깨달은 내용이 나온다. 자신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때 사실은 변명을 받아 주시기를 기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서와 변명은 천지 차이다. 용서한다는 것은 “맞다, 당신 잘못이다. 그렇지만 내가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 일을 문제 삼지 않겠다. 우리 둘 사이는 모든 것이 이전과 똑같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변명을 받아 준다는 것은 “당신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거나, 고의가 아니었다. 정말 당신이 잘못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그는 우리 대다수가 교회에서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을) …. 믿사옵니다”라고 사도신경을 외우지만 사실을 그렇게 믿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대신 우리는 자신의 죄가 무난한 수준임을 입증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나를 다시 받아 주시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용서가 아니다. “진정한 용서란 …. 변명의 여지없이 …. 죄를 그 속의 모든 섬뜩함과 가해자와 온전히 화해한다는 뜻이다.”

인간이 외부의 도움 없이 그렇게 하기는 너무나 어렵고, 어쩌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복음 안에서 초자연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루이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줄기차게 가해 오는 도발을 매번 용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자신의 처지를 기억해야만 가능하다 ….. 그리스도인이라면 변명의 여지없는 죄를 용서해야 한다. 하나님도 변명의 여지없는 당신의 죄를 용서하셨다.

 

팀 켈러, “용서를 배우다” pp.11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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